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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편(一師一便)] 맘껏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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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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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과 자연체험을 나가보면 유아들의 눈과 교사의 눈은 분명히 다름을 느낀다. 무언가를 가르쳐야만 될 것 같은 나는 주변의 자연물을 이용한 교육적 게임을 계획했지만 자기들이 찾은 개미를, 주변의 신기한 자연물을 바라보느라 유아들은 정신이 없다.

그러다 유아들이 찾은 뾰족한 솔방울이 고슴도치가 되고 마른 솔잎들을 가득 모아 새둥지를 만들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면 나는 유아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재미있는 이야기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고 어느새 내가 계획한 활동들은 흐지부지되곤 한다.

요즘 유치원에서는 ‘맘껏놀이’가 유행이다. 상품화된 교재교구보다 재활용품 등의 비구조화된 재료들을 이용하거나 어떤 주제를 가지고 유아 스스로 놀이를 계획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처음에는 버려진 재활용품으로 무슨 놀이가 될지 걱정이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플라스틱통에 뚜껑을 넣어 흔들며 소리 나는 악기를 만들고 다양한 모양의 플라스틱 컵은 카페놀이 재료가 되었다. 신문지는 멋진 갑옷이 되기도 하고 큰 배로 변신시켜 신문지 막대로 노를 저었다. 상자는 유아들만의 집이 되었고 우유갑은 쌓아서 성을 만들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소중한 무언가로 바꾸는 유아들의 호기심에 찬 눈빛과 창의적 표현에 나는 행복해 하곤 한다.

생각해보면 휴대폰도 없고 요즘같이 장난감도 많이 없던 우리 어릴 때도 그랬다. 돌과 꽃잎이 멋진 그릇이 되고 음식재료가 되었고 의자로 마차를 만들어 놀고 놀이터에 있는 나무가 밀림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유아들과 지내다보면 종종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이 있다. ‘하늘에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마음 뛰노라/ 어렸을 때도 그러하고 어른 된 지금도 그러하다’.

‘무지개’라는 워즈워스의 시이다. 휴대폰으로 뭐든지 안되는 것이 없는 세상이라지만 무지개를 보는 자신의 마음을 뛰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맘껏 놀이한 추억으로 어른이 되어도 하늘의 무지개를 보며 가슴 뛰는 너희들이 되기를 바라본다.

서현정<대구삼영유치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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