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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교육] 다시 광복절, 시민연대로 생명·평화를 지켜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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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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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작년 여름은 어쩌다 시원한 날도 없을 만큼 무더운 계절이었다. 올해 여름도 그럴까 두려웠지만 그나마 참을 만하다. 하지만 올여름은 일본 아베정권의 무지막지한 횡포가 더위보다 우리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 덕분에 3·1혁명 100주년인 올 한해 우리의 근현대사와 일본의 실체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알면 알수록 한일 관계의 역사나 현재 일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도 않으면서 그저 단편적이거나 감정으로만 문제를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일본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한 해 720만명이나 되는 한국인들이 일본을 찾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관광객들의 말뿐만 아니라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도 일본이 참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일본을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갖고 싶은 천체망원경이나 필드스코프는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제품을 살 수가 없다. 돈이 되지 않아서인지 기술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생산하지 않으니 일본 제품을 사야 한다. 이런 생활 속 경험으로 일본이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더 우월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만든 큰 원인은 정치인들의 답답한 말장난 같은 분석과 토론이 한몫을 한다. 현실과 미래는 보지 않고 오직 내년 총선에서 유리할지 불리할지만 재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정치인식보다 수준이 아주 낮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치인식은 촛불혁명 이후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모른다. 시민들은 ‘NO일본’이라 하지 않고 ‘NO아베일본’을 외치고 있다. 일본인과 아베정권을 구별하여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감정이 올라오지만 대부분 차분하다. 이는 아베의 일본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그런데도 어떤 정당은 지지율이 자꾸만 내려가도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

최근 일본 아베정권의 무지막지한 경제전쟁에 대한 여러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서 일본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는 민주주의가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대구를 예로 들어 그렇지만 대구는 특정 정당의 텃밭이다. 그러다 보니 정치인들이 막말을 하고 추태를 부려도 끄떡없다. 의병과 동학농민들의 거룩한 희생을 무모한 것이라 말해도 대구 시민들이 지지해 주니 걱정하지 않는다. 시민사회가 강하게 비판해도 끄떡없다. 일본도 그런 것 같다. 일본의 양식 있는 시민과 전문가들이 아베의 행태를 비판해도 아베는 꿈적하지 않는다. 그들의 지지는 견고하기 때문이다. 일본을 바꾸려면 아베의 경제침략을 반대하는 30%의 깨어있는 시민들이 지치지 않아야 한다. 비슷한 처지의 대구 시민인 내가 일본 시민을 보면서 드는 안타까운 격려다.

내가 일본을 좋아하게 된 것은 19년째 해마다 한국을 찾아와서 침략의 역사를 배우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고 사할린으로 끌려가 강제노동을 했던 어르신을 찾고, 히로시마 원폭피해자들을 찾아가서 사과하고 손을 잡아주는 히로시마현 교직원조합의 한국평화학습여행단 때문이다. 이들은 아베로 대표되는 정치권력집단이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정상적인 국가로 만들려고 ‘평화헌법’을 깨려고 하는 것에 대해 맞서 싸우고 있다. 그러다가 혐한 세력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고 한다. 문부성의 엄격함에 교사의 교육권을 침해당하고, 두려워 자기검열을 하면서 위축되기도 하지만 올바른 역사교육을 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더구나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나빠진 올해도 이들은 용기를 내어 어김없이 찾아왔다. 어느 해보다 이들을 환영해야겠다 싶어서 오랜만에 교류 자리에 참석하여 이들의 소감을 꼼꼼히 들었다. 가장 많은 소감은 ‘한류를 좋아한다’와 ‘한일 역사를 잘 몰랐다’ ‘평화와 시민교류’였다. 부당한 정치권력에 맞서는 힘은 세계시민들의 우정과 환대로 만들어 가는 평화연대라는 것을 확인했다.

지금 온 세계는 기후위기와 환경재난의 시대다. 지금 한국과 일본이 경제적·정치적·문화적 충돌로 갈등할 때가 아니다. 그러니 일본은 더 늦지 않게 과거의 잘못에 대한 진실한 사과와 배상을 통한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후쿠시마의 방사능 문제도 숨길 일이 아니다. 지금은 세계의 시민들이 연대하여 동북아 평화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모든 정부가 나서도록 연대하고 운동해야 할 때이다. 8월15일 광복절이 다가온다. 생명과 평화의 지구를 만들자.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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