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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박사 문제일의 뇌 이야기] 장이 편하면 뇌도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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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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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 통계청 보고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1년이라 합니다. 남녀를 나눠보면 남자는 79세, 여자는 85.2세라고 합니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 발표에 전 세계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이 72세인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장수촌을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수명은 이러한 통계수치를 훨씬 뛰어넘는 100세 이상이라고 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사고나 질병이 주요인이라 합니다. 그런데 장수하는 분들의 공통점을 조사해보면 이 분들은 충분한 수면과 적당한 운동을 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식사는 소식을 하여 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매사 긍정적 사고방식을 통해 뇌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즉 몸과 마음이 편한 생활을 하는거죠. 그럼 아마도 몸과 마음에 나쁜 것들이 만들어지지 않아 평범한 사람에 비해 다양한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것 같습니다.

2019년 퇴행성 뇌질환의 하나인 파킨슨병 발병 원인과 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하나 발표되었습니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색질이라 불리는 부위에 존재하는 도파민세포가 점점 죽으면서 발생하는데,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몸이 떨리거나 몸동작이 느려지는 장애입니다. 운동장애 외에도 수면, 감정 등 비운동성 증상도 함께 나타납니다. 증상이 진행되면서 점진적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다가 치매로 이어지기도 하는 고약한 병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 고한석 교수와 테드 다우슨 교수 공동 연구진은 ‘Neuron’에 파킨슨병 발병이 장과 뇌간의 소통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연구진은 알파 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에 주목하였는데, 알파 시누클레인은 정상인의 뇌에서 많이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심장, 근육 등 다른 조직에서도 발견됩니다. 이 단백질은 파킨슨병 발병과 같은 병적 상황이 되면 서로 응집되어 원섬유(alpha-synuclein fibril)를 형성하여 세포를 파괴합니다. 연구진은 알파 시누클레인 원섬유를 장에 주입하여 미주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이를 통해 정상쥐가 파킨슨병에 걸리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간 보고된 다른 파킨슨병 동물모델과 달리 이 쥐는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의 증상처럼 운동이상은 물론 후각이상 등의 비운동성 증상도 함께 나타났습니다. 장과 뇌를 연결하는 미주신경을 절단하였을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장으로부터 병리적 알파 시누클레인 원섬유가 뇌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것임을 증명하였습니다. 또 뇌 속에 정상적인 알파 시누클레인이 없는 쥐의 경우에는 장에 알파 시누클레인 원섬유를 넣어주어도 파킨슨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즉 장으로부터 전달된 병적인 알파 시누클레인들이 정상적인 알파 시누클레인까지 병리적 상태로 바꿔 결국 파킨슨병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 뇌속의 정상 알파 시누클레인을 모두 없애거나 장과 뇌의 소통창구인 미주신경을 절단할 수는 없을 노릇이니, 결국 장을 편하게 하여 병리적 알파 시누클레인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되겠습니다. 곧 대프리카의 여름이 시작됩니다. 차갑고 매운 냉면으로 여름을 이겨내는 분이 많겠지만 조금 덜 맵게 먹으면서 장을 편하게 해주는 여름을 보내면, 장도 편해지고 뇌도 편안해져 몸과 마음이 건강한 100세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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