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 회원가입

  • Home
  •    |    중고등
스위치

[행복한 교육] 멈출 수 없는 꿈, 유토피아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07-15
  •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김언동 <대구 다사고 교사>
기말고사가 끝난 우리 학교는 지금 한창 ‘융합주간’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바쁜 학교 수업 일정으로 할 수 없었던 외부 강사의 특강, 교내 대회, 동아리 심화 활동 등이 이 기간 동안에 진행됩니다. 융합주간 행사의 백미는 학교도서관과 연계한 창의·융합 수업으로 ‘지금 우리 여기, [ ] 길을 찾다’를 주제로 정하였습니다. ‘[ ]’ 속에 아이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단어를 집어 넣어 생각을 만들어 갑니다. 무한, 한계, 자연, 사랑, 미래…. 생각은 이야기로 엮어지고, 이야기에서 꿈을 만들어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행복한 상상 속에 있던 학교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또 평소에 수업시간에는 몰랐던 아이들의 ‘색깔’도 발견합니다. 평소와 다르게 디자인한 수업에서 아이들과 다른 장면에서 만나면서 사람이 가진 본연의 색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가진 꿈의 색들을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조금은 세상의 이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되겠지요.

우리는 꿈을 좇기 위해 살아가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 꿈을 이루어 그 안에 정착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일까요. 여러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유토피아를 꿈꾸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이상 세계에 대한 꿈을 놓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임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매우 자세하게 이상국의 시스템과 규율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만족을 하고 살았을까요. 그곳에도 노예제도가 있고 그 섬이 싫어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남은 평생을 유토피아에서 노예로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용병제도가 있어 전쟁을 위해 나가 싸우는 것만을 목적으로 사는 군사들도 사실상 노예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들에게 유토피아는 진정한 이상국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끝없이 우리의 이상향 세계를 향해 달려왔습니다. 다른 이상향과의 충돌로 수많은 전쟁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유토피아를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꿈을 좇는 과정 자체를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꿈 중 이루기 쉬운 것이 있을 것이고 또 어떤 것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꿈은 이루는 순간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우리는 또 다른 꿈을 꿀 상대를 찾아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 우리가 갖지 않은, 우리에게 없는 것을 꿈꾸는 데 더욱 열중하며 여기에 목적을 두고 사는 것이 아닐까요.

유토피아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장소’라는 뜻이듯 우리가 그리는 유토피아는 존재할 수 없는 곳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꿈을 꾸지 않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안 될 일입니다. 그런 꿈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 덕에 우리의 세상이 점점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꿈을 성취하는 순간 우리가 그리도 바라던 이상의 세계에서 문제점이 대두될 것이며 곧 우리는 또 다른 이상향을 그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찬란한 빛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유토피아의 세상을 그리며 황홀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과거 사람들이 꿈처럼 여기던 유토피아를 현실로 살아가는 사람들로서 지금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면 됩니다. 꿈을 이루는 일은 물론 큰 기쁨을 가져다 주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고민하고 꿈을 이루고자 발버둥치는 참담한 과정 속에 우리의 진정한 삶의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김언동 <대구 다사고 교사>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