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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인성교육 - 과시하고 싶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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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소영기자
  • 20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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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할수록 공허해져…SNS서 한발짝 떨어져보세요”

일러스트=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1. 세모는 오늘 새 신발을 샀습니다. 새하얀 바탕에 금색으로 상표가 선명하게 찍힌 예쁜 신발입니다. 세모는 신발을 신고 거울에 발을 비춰보며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풀쩍 뛰어 하늘 높이 손이 닿을 듯이 몸이 가벼워진 것 같았죠. 세모는 집에서 가장 은은한 조명이 켜지는 식탁으로 갔습니다. 그러더니 식탁 위에 신발을 올려놓았습니다. 아무리 새 신발이지만 식탁 위에 신발을 올려놓다니…. 세모가 무얼 하려는 걸까요. 세모는 은은한 주황빛이 나는 조명을 켰습니다. 하얀색 신발이 주황색 조명을 받아 더 예뻐 보였습니다. 그러고는 스마트폰을 꺼내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최대한 예쁘게, 최대한 멋지게. 세모는 곧바로 SNS에 접속하여 방금 찍은 신발 사진을 올립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신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의 신발.’

세모는 SNS 화면을 보며 씽긋 웃었습니다. 곧 있으면 친구들이 관심 표시를 마구 눌러 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2. 네모는 가족들과 모처럼 외식을 나왔습니다. 오늘 메뉴는 맛있는 파스타에 상큼한 샐러드입니다. 주문을 하고 잠시 뒤, 음식이 나왔습니다. 반지르르한 빛깔이 참 먹음직스러웠습니다. 가족들이 포크를 들려는 순간.

“잠깐!”

네모는 스마트폰을 꺼내어 사진부터 찍습니다. 파스타 면발이 가장 멋져 보이는 각도에서 여러 장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잘 나온 사진 한 장을 골라 SNS에 올립니다.

‘오늘도 난 너를 먹는다. 깜찍하게 맛있는 파스타 너~~!’

네모는 SNS 화면을 보며 흐뭇해했습니다. 친구들이 아마 부러워서 난리가 날 거라고 생각하며 말이에요.

옛날에는 자기를 과시하려면 사람들을 직접 만나야 했고, 또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이야기를 꺼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SNS에서는 그런 번거로움은 필요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충만한 사람에게 SNS는 기적과 같은 매체입니다.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자기에게 좋은 것들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SNS는 그런 사람의 마음에 아주 딱 들어맞습니다. SNS에는 자신의 본모습은 숨기고 화려한 모습만 골라서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가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는 도화지가 있습니다. 하얀색이라고는 한 귀퉁이에 조그맣게 남은 부분뿐입니다. 누군가가 도화지를 실제로 본다면 검다고 하겠죠. 하지만 스마트폰을 들고 하얗게 남겨진 부분만 사진 찍어 SNS에 올린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하얀 종이인 줄 알 겁니다. SNS란 그런 곳입니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SNS
화려한 모습만 담을 수 있어 ‘인기’
상대적 박탈감으로 우울감 느끼기도
인생 주인공은 자신…자존감 찾아야



최근 자랑을 하면 할수록 허전해지고 우울해지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자랑을 하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야 할텐데 웬 일일까요. 그것은 바로 상대적 박탈감 때문입니다. 나도 자랑 좀 하고 다녔지만, 남이 해 놓은 더 화려하고 좋은 자랑을 보면 기가 죽거든요. 카카오***, 페이**, 인스*** 등 SNS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오는 마음의 병을 ‘카페인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SNS를 통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마음의 병이 생겼으면 이런 말까지 생겼을까요.

우리의 인생은 남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내면을 화려한 것으로 억지로 채우려하면 공허함만 남습니다. SNS는 행복한 순간만을 기록하는 왜곡된 현실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것에 헤어나지 못하면 스스로 자꾸 우울해집니다. 한 번 빠져든 다음에는 어렵겠지만, 억지로라도 그런 공허한 세계에서 떨어지려고 노력해 보세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주인공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주인공이 되려면 누군가는 관객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SNS는 많은 사람이 서로에게 주인공과 관객이 되어주는 곳입니다. 그러나 누구도 진짜 주인공이 아니고, 누구도 진짜 관객이 아니기도 합니다.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니까요.

김대조 (대구비슬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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