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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과거로 가면 불쾌 미래로 가면 걱정·불안뿐 지금 이곳 머무는 명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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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효설기자
  • 20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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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청, 올해 첫 ‘화요 인문학’ 강연

장현갑 교수‘뇌를 움직이는 마음의 비밀’

과거·미래에 매달린 생각…고통

비틀스도 명상을 했다

열받으면 한번이라도 집중해 호흡하라

어른의 뇌도 변할까? 변한다!

장현갑 교수
대구시교육청의 올해 첫 ‘화요일의 인문학’ 강연이 지난 23일 오후 6시부터 3시간 동안 열렸다. 강연자는 ‘명상에 답이 있다’ ‘명상이 뇌를 바꾼다’의 저자 장현갑 영남대 명예교수다. 그는 “명상은 과학적이고 치료적이고, 쉬운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운을 떼며 강연을 시작했다.


▶장현갑 교수
카밧진이 만든 MBSR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한국형 명상 프로그램인 ‘K-MBSR’를 만들어 냈다. 카밧진의 대표작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를 번역했다. 우리사회에서 명상이 활성화되는 토대를 마련했다. 27세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뇌과학 전공)가 되었고, 38세 때 영남대 심리학과 창립 주역으로 스카우트되어 명상과 심리학을 접목한 연구를 이끌었다.

과거·미래에 매달린 생각…고통

인간은 왜 끊임없이 고통받을까. 장현갑 영남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우리의 생각이 자꾸만 과거로 가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간에게 해로운 이유는 기억의 특성 탓이다. 기억의 90% 이상은 불쾌하다. 그러니까 인간은 굳이 불쾌한 기억을 끌고 와서 의식화하는 것이다. 그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비해 미래를 떠올려야 할까. 그것도 위험하다. 미래로 가면 걱정, 불안뿐이다.

그는 “생각이 과거로 가면 불쾌, 미래로 가면 걱정인데, 사람이 이 둘을 비빔밥처럼 섞는다. 이런 불필요한 시뮬레이션을 끊임없이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간의 의식은 가만 내버려두면 과거, 미래로 달아난다. 이렇게 달아나는 마음은 곧 불행한 마음”이라면서 “행복하기 위해 인간은 지금, 이곳에 머물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 훈련이 바로 명상”이라고 말했다.

어른의 뇌도 변할까? 변한다!

명상이 정말 인간의 고통을 덜어줄까. 그가 가톨릭성모병원에서 환자 치료를 할 때다. 대학원생 대상 명상집단을 구성해 집중 명상의 영향을 연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명상 후 우울, 적개심, 두려움 등 대부분의 부정적 감정이 개선됐다. 이러한 개선은 심지어 6개월 정도 지속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다양하다.

20세기까지 사람의 뇌는 사춘기에 만들어지면 절대 바뀌지 않는 게 불문율이었다. “성인의 뇌는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뇌과학계 최고 권위자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이 1906년 노벨상을 받으면서 ‘뇌불변설’이 절대 진리로 통용됐다. 이후 동물의 뇌가 변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됐고, 1998년 11월 캘리포니아 솔크 인스티튜트 연구소가 ‘인간의 뇌세포는 어른이 되어서도 새로 탄생한다. 심지어 죽음을 목전에 둔 암환자도 그렇다’는 빅뉴스를 전세계에 발표했다. 카할의 선언이 무너진 것이다.

그는 영국 런던대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2만5천여개에 달하는 골목길을 최대한 외워야 하는 런던 택시운전자의 해마(기억 담당)가 일반인보다 3% 이상 크다는 결과를 내놨다. 특히 운전경력이 오래될수록 해마의 크기가 커졌다. 복잡한 골목길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뇌가 운동해 활성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명상하면 뇌의 해마, 편도체, 전방대상피질 등의 기능이 이상적으로 조절된다. 새로운 신경 뇌세포를 만든다. 명상을 통해 생명이 연장되고, 우수한 유전자의 기능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명상의 역사가 5천년이니까 그만큼 좋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비틀스도 명상을 했다

세계적으로 명상 열풍이 거세다. 영국 하원 의회는 시작 전 5분 명상을 한다. 첨단기술의 메카인 미국 실리콘밸리의 구글은 2007년 사내 명상교육을 시작해 명상교육 수료자가 5천명이 넘는다. 최근 5년간 미국에서 연평균 1천200건의 명상 관련 과학 논문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 병원은 무려 720여개의 명상 치료프로그램을 보유중이며, 미국 심리 치료 의사의 50%가 명상을 임상에 활용 중이다.

2014년 타임지 2월호는 ‘명상에 미쳐 있는 사람’을 집중 보도했다. 비틀스를 비롯해 리오넬 메시, 오프라 윈프리, 마이클 조던, 휴 잭맨, 이방카 트럼프, 스티브 잡스…. 이들 모두 명상에 푹 빠져 있다.

특히 미국 민주당 8선 하원의원인 팀 라이언(오하이오주)의 사례가 흥미롭다. 45세의 젊은 정치인인 그는 엄청난 선거 스트레스를 겪었다.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존 카밧진 박사가 1979년 만든 대표적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몸과 마음을 치유했다. 2020년 대선 출마 예정으로 알려진 그는 자신의 지역구에 위치한 모든 학교에서 명상을 가르치기 위해 100만달러의 연방정부 보조금을 이끌어냈다.

열받으면 한번이라도 집중해 호흡하라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현대인의 요령으로 그는 “아랫배에 집중하면서 호흡하라”고 했다. 호흡하면서 내가 잘하는 것인지, 다른 사람보다 잘 못하는 것인지 판단하거나 비교하거나 의심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 효과가 없다. 1분이든 10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다른 호흡법으로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쉴 때 마음 속으로 수를 세어볼 것을 제안했다. 하나에서 열까지 세고 다시 하나로 돌아가면 된다. “긴장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열받거나 조급할 때 이렇게 하라. 놀랄 만큼 좋아질 것이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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