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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박사 문제일의 뇌 이야기]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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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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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속담에 우리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란 말이 있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거나 불편하면 바로 병원을 찾게 되는 것처럼 인간의 다섯가지 감각기관 중에서 시각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입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시각장애 중에서도 완전히 시력을 상실하는 것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사실 갑자기 세상이 암흑으로 변한다는 것을 상상만 해도 너무 힘든데, 실제 그런 일을 경험하게 되는 환자는 더 힘들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눈에 있는 망막이라는 조직덕분입니다. 눈을 사진기라고 보면 망막은 필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조직은 뇌의 발달 중 외부로 돌출되어 나온 중추신경계의 일부입니다. 따라서 망막은 중추신경계의 신경세포처럼 한번 손상이 되면 재생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현재 알려진 3대 실명질환인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성 망막질환은 모두 망막의 손상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심각한 단계까지 진행하면 실명을 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황반은 망막의 한 구조로 선명한 색상을 감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곳이 노화 등으로 퇴행성 변화를 거쳐 기능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을 황반변성이라 합니다. 전체 실명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황반변성 초기에는 글자가 흔들려 보이거나 물체가 비틀려 보이는데, 질환이 심각한 단계로 진행되면서 글을 읽을 때 글자사이에 공백이 보이거나 그림 일부가 지워진 것처럼 보입니다. 녹내장은 안구의 안압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져 시신경에 손상을 주게 되는 질환으로, 이렇게 안압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하면 시신경이 영구적으로 손상을 받아 결국 시력을 잃게 됩니다.

실명 원인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녹내장은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에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아 정기적인 안과방문이 필수적입니다. 당뇨성 망막질환은 망막의 말초혈관에 순환장애가 일어나 발생하는 질환으로 당뇨병이 발병하면 15년내에 거의 모든 환자에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 3대 실명질환은 모두 망막 손상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일단 손상된 망막은 재생이 되지 않아 결국 남은 생애만큼 시각장애를 안고 살게 됩니다.

매년 4월20일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국가가 제정한 법정 기념일인 ‘장애인의 날’입니다(참고로 UN이 제정한 국제 장애인의 날은 매년 12월3일입니다). 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것은 본인은 물론 가족과 이웃들에게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어떤 새로운 과학기술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거나 장애로 인한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는 뉴스를 들으면 모두들 기뻐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장애인의 날 바로 다음 날인 4월21일은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국민생활의 과학화를 추진한다는 목적으로 나라에서 제정한 기념일인 ‘과학의 날’입니다. 이 두 기념일이 제정된 목적과 이 날짜로 결정된 이유는 서로 연관성이 없지만, 저는 이 두 기념일이 달력에 나란히 표시되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분을 꾸준한 과학기술 개발을 통해 장애 극복의 희망을 주라는 과학기술인에 대한 사명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망막의 손상으로 영구실명을 하게 되는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는 과학기술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망막 내 시신경세포를 재생하는 바이오기술, 나노물질을 이용해 손상된 시신경세포를 대체하는 나노기술, 망막 자체를 전자칩으로 대체하여 시력을 회복시키는 ICT기술 등이 시각장애 환자에게 실제 사용하기 위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앞으로 대구의 미래과학자들이 시각장애는 물론 다양한 장애로 고통받는 분에게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도움이 되는 따뜻한 과학기술을 더 많이 개발해주길 기대합니다.

디지스트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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