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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과 책상사이] 편견과 차별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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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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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키가 작고 엄마를 닮아 피부색이 좀 검은 편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깜둥이라는 놀림을 많이 받았습니다. 중학교에 가면 좀 덜 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피부색이 다소 다른 외모로 놀림을 당합니다. 급우들이 ‘미개인’ ‘원시인’이라고 놀린다며 힘들어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때문에 저렇게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요?” 올해 입학한 중학생 엄마의 하소연이다. 이 엄마는 동남아 어느 나라에서 한국으로 시집왔다.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암살당한 날 초등학교 교사였던 제인 엘리엇은 편견과 차별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아이들에게 깨우쳐 주기로 결심했다. 다음날 아이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 “여러 자료를 보면 일반적으로 갈색 눈을 가진 아이들이 더 우수합니다”라고 말했다. 갈색 눈의 아이들은 앞자리에 앉히고, 파란 눈의 아이들은 뒷자리에 앉게 하고는 멀리서도 구분할 수 있도록 표식을 달았다. 갈색 눈은 태연하게 푸른 눈을 차별했고 푸른 눈은 분노하고 좌절하며 저항했다. 그 다음날 엘리엇은 “어제는 내가 실수로 잘못 이야기했어요. 사실은 갈색 눈이 아니고 파란 눈을 가진 아이들이 더 우수하다고 합니다.” 전날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발생했다. 파란 눈의 아이들은 표식을 떼 내어 갈색 눈의 아이들에게 달아주며 그들을 놀리고 무시했다. 갈색 눈의 아이들은 삽시간에 의기소침해졌다. 첫째 날 열등생 그룹이었던 파란 눈의 학생은 빨리 읽기 수업에서 5분 이상 걸렸지만, 다음날 우등생 그룹에 속하자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었다. 편견과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실험이다.

‘슬픈 열대’의 저자 클라우드 레비 슈트라우스는 ‘원시 문명’이나 ‘선진 문명’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같은 문제에 대한 대응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는 “우리가 ‘미개’한 사상이라고 부르는 것도 서구 사상에 뒤지지 않고 나름대로 복잡하다. 서구 사상은 매사에 명석(明晳)을 요구하기 때문에 사상을 주무르다 보면 감각이 도주하고 만다. 반대로 서구인들이 미개하다고 하는 사상은 추상이 아니라, 감각적 경험으로 배운다. 인간은 어느 문명권에 속하든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우주를 해명하며, 그 사회가 필요로 하는 목적을 달성한다”라고 말한다. 그는 다양한 문화의 배경에는 인류의 심리적 일체성이 존재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만화경(萬華鏡) 안에서 일정한 수의 색체, 물체가 회전하면 다양한 짜임새의 화상이 생긴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기본 요소는 같다. 인류의 문명도 그 기본 요소는 비슷한데 돌릴 때마다 모습이 다르게 나타나는 만화경과 같다는 것이다.

이미 그렇게 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국경은 크게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로마는 이민족을 동등하게 대우하면서 성장했다. 인구 급감으로 우리 사회는 점점 여러 인종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밖에 없는 다문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대한 실질적인 대비와 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윤일현 (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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